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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주저리

소심한 40대 아재의 영어 실패기 06

by 더뷰프럼더발코니 2020. 9. 29.

패스웨이 과정 첫 날은 멘붕이었습니다.

저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의 영어 실력이

상당했기 때문이죠.

당시 저의 기준에서는 '왜 제가 저들 사이에

껴있을까? '하는 생각에 몹시 움츠러 들었던것

같아요.

다들 영어로 말도 잘하고 선생님과 농담하며

웃고 떠드는 모습을 그져 지켜만 보았습니다.

수업 내용도 어려워 졌습니다.

갑자기 레포트 제출 형식을 따지기 시작하더니

문법의 난위도도 올라갔습니다.

'아 남은 4개월 동안 마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스트레스 수치가 점점 올라가더군요.

패스웨이 과정은 매달 시험을치뤄 점수

미달이되면 같은 수업을 또 들어야하는지라.

한번이라도 떨어지면 한달의 수강료가 더 드는

셈입니다.

진짜 겨우겨우 기어 올라갔죠.

게다가 발표 시간은 저를 정말 괴롭혔어요.

진짜 꾸역꾸역 머리속에 할 말들을 집어넣어

로봇처럼 딱딱하게 발표를 했었죠.

발음도 엉망에 한국식 영어 발음.

만약 녹음을 했었더라면 손가락 발가락

다 오그러드는 이불킥 각이었죠.

그래도 긍지의 한국인 아닙니까.

못하는 영어로 와이프의 도움도 받고

사전을 뒤지고 뒤져 어찌저찌 말을 해대니

간신히 통과가 되어 무사히 수료할 수 있었어요.

대체 제가 뭔 일을 했지는 기억나는게 전혀

없더라구요.

마치 시험 전 벼락치기로 열심히 외운 뒤

시험 후 싹 잊어버리듯.

모든 경험들이 수료식이 끝나자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대체 전 뭘 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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